독립한 프리워커의 기록을 다시 시작합니다. Free.worker.log (004);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안녕하세요. 여름입니다.
11월이 되고 날씨가 급격하게 떨어진 이후로 매일 입에 춥다는 말을 달고 살고 있어요. 집이 추운 편이라 주로 가운형의 수면 잠옷을 껴입고 생활하는데, 그러다보니 이미 겨울이 온 것 같아 이참에 미리 즐기자며 (?) 겨울 노래들을 실컷 들으면서 혼자만의 겨울을 만끽하고 있답니다.
특정 계절이 되면 예전에 듣던 노래가 연쇄적으로 떠오르는데, 그러다보면 의도치 않은 추억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요즘은 고등학교~대학교 시절 즐겨듣던 J-POP까지 흘러가고 있어요. 학창 시절 했던 기억(덕질)은 평생 간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정말로 모조리 잊고 지내다가도 가끔씩 떠오르는 게 J-POP과 일본 음악, 일본 드라마여서 마음의 고향처럼 취향의 고향인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어쩌면 나는 좋아하는 것이 늘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인가, 싶기도 합니다.
마침 덕질에도 시큰둥해진 요즘이었는데, 그 틈을 비집고 예전의 기억이 끼어 들어오는 기분이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의 레터 제목을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잊고 지내다가 무심코 떠오르는, 어릴 적 좋아했던 것들의 기억이 있으신가요?
누군가의 학창 시절을 잠식했던 추억과 취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궁금해지는 오늘입니다.
| written by. 여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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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찾아온 뇌의 과부화 : 일과 삶의 목표 정하기
지난 호에는 현재 하고 있는 업체들과의 이야기를 하며 생각보다 여유롭게 지낸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직장인들의 금기를 깬 탓일까요? 말을 뱉자마자 새롭게 계약을 한 업체와 새롭게 진행되는 프로젝트들로 바빠지며 오랜만에 뇌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습니다. 추석의 여파로 여유로웠던 시절에 익숙해져 뇌가 감당을 못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일과 삶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직장인', '프리랜서(프리워커)', '작가', 그간 가장 많이 언급했던 이 단어들은 누군가에겐 목표, 누군가에겐 수단일 텐데요. 저 또한 "프리워커로 살고 싶어, 작가가 되고 싶어" 라는 말을 해왔지만, 근본적으로 정말 그게 내가 추구한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 물음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 '나는 무엇을 목표하고 추구하고 싶은 걸까?' 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20대에는 배웠던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그게 "마케팅" 이었습니다. 그 때의 저에겐 '돈을 버는 일'을 추구했고요. 하지만 30대 후반에 들어선 지금 처음으로 "진정으로 내가 추구해야 하는 목표, 삶의 방향성, 삶의 모습, 나의 모습" 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곰곰이 생각하게 되며, 평생에 걸쳐 하고 싶은 것과 추구하는 것을 정리해 보고 있어요.
어쩌면 지난 번의 집나간 도파민을 찾는 여정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무엇에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하고 싶은 것이 점차 사라지는 요즘, 고민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하며 삶을 넓게 펼쳐보고 좋아하는 것들과 목표하고자 하는 것들을 리스트화 해보고 있어요. 리스트에는 늘 입버릇처럼 말했던 것들도 있지만, 정말 갑자기 떠오르는 것들도 있어서 끄적끄적 적어내려가다보면 시간이 금세 가버리는 것 같아요.
하지만 너무 미래의 것에 몰입해 계획을 세우려다보면 현재의 즐거움이나 소중함을 잊게 된다고 생각하기에, 현실에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 보겠습니다! 어쩌면 삶이란 현실과 미래라는 시소에서 한 쪽으로 쏠리지 않게 밸런스를 잡아가려고 노력하는 과정인걸까, 문득 그런 생각도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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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빠져버린 것, '지중해식 샐러드'와 '루꼴라 햄 치즈 샌드위치'
프리워커가 되고 가장 큰 변화는 점심이나 저녁에 꽤 요리다운 요리를 해먹기 시작했다는 점인데요 직장을 다닐 땐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끼니를 대충 베이글이나 고구마, 배달 음식으로 해결하면서 '요리나 맛있는 음식에 큰 뜻이 없다' 는 망언을 뱉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은 여유가 없었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어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시작한 요리는 내가 먹을 음식을 직접 만들어 챙겨먹는다는 느낌이 좋더라구요. 게다가 간단한 레시피로 생각보다 맛있는 음식들이 완성 됐을 때, 이런 맛있는 걸 집에서 먹을 수 있다니! 하면서 감탄하기도 해요!
요리라고 이름 붙이기엔 조금 거창하지만 최근 몇 가지의 메뉴를 돌려가며 먹는데 그 중 깻잎 명란 알리오올리오, 지중해식 샐러드, 루꼴라 햄 치즈 샌드위치, 블루베리 그릭 요거트를 자주 먹고 있어요.
특히 '지중해식 샐러드'와 '루꼴라 햄치즈 샌드위치'는 정말 간단하면서도 맛있어서 일주일에 2~3번은 먹는 것 같아요. 지중해식 샐러드는 달걀, 오이, 방울 토마토, 치즈 정도만 있어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데, 가게에서 파는 맛 못지 않아서 동생에게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루꼴라 햄 치즈 샌드위치는 기본적인 재료들(루꼴라, 햄, 치즈, 발사믹 글레이즈드, 사과, 올리브유)를 구운 빵에 얹어서 만드는데요. 널담의 고단백 저당 슬랩이라는 빵을 사면 6번 정도 만들 수 있고. 단백질 13g에 당이 1.4g 로 시판 빵보다 훨씬 건강하다고 해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올리브유 + 발사믹 글레이즈드에 구운 빵을 찍어먹기만 해도 맛있구요.
레시피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제가 참고했던 레시피와 제품의 링크를 아래에 남겨둘게요. 여유로운 주말에 한 번 시도해 보시길 추천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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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취향 기록은 최근 발견하고 저에게 너무 반가움과 행복감을 선사했던 동네 카페 '사운더리' 라는 곳이에요.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는 비슷한 위치에서 자리만 옮겨가며 근 7년 이상을 살고 있는데요. 그간은 지인이 소개해준 곳과 우연히 발견한 카페 1~2군데만을 애용하고 있었습니다. 주로 일을 하거나 글을 쓰러 가는 등, 긴 시간을 보내러 가다 보니 마음에 꼭 드는 곳만 주로 찾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요즘은 거의 일주일에 2~3번은 카페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새로운 곳을 찾아보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때 불현듯 나타난 이 곳, '카페 사운더리'는 처음 발견했을 때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감각적이고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로 단장한 카페입니다. 지도에서 이 곳을 찾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방문했는데, 정말 생각 이상으로 너무 마음에 드는 공간이 나타나 마음 속으로 유레카! 를 외쳤습니다.
사진엔 담기지 않았지만 커다란 통유리창으로 햇빛이 들어오는 작업자들을 위한 넓은 테이블도 있고 커다란 스피커를 빙 둘러싼 좌석들과 다른 한 켠에 마련된 원형의 테이블들과 커피바 앞 좌석까지. 한 공간 안에서도 여러가지 목적을 갖고 방문한 사람들을 위한 여러 형태의 자리가 있어요. 사운드가 카페 안을 꽉 메우는 그 느낌도 좋고, 또 단순히 인테리어가 예쁜 것 이상으로 음료와 푸드가 맛있어서 다녀온지 이틀 뒤에 또 재방문을 하게 되는 그런 곳입니다.
특히 맛있어보이는 메뉴들이 많아서 커피 귀신인 저이지만 정통 아메리카노 대신 '말차슈페너'와 '카페시트론(시트러스+에스프레소)' 를 먼저 마셔보았는데, 두 음료 다 대만족!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을 발견하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정도로 행복했는데요 적어도 내년까지는 이 카페를 아주 자주 찾아가게 될 것 같아요. 혹시 동작구 근처를 방문할 일이 있으시다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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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마다 쓰는 레터는 늘 쓰려고 할 땐 뭘 쓰지? 하다가도, 마무리 할 때가 되면 한참 스크롤을 내릴 만큼 길게 써버리고 말아서 참 이상하고 신기합니다. 기나긴 사적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며,
11월 말에 다시 만나요!
Free.worker.log (004-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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