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코 끝 시린 게절이 되면 떠오르는 노래 하나와 함께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어, 노래를 첨부했습니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감성'이기도 해서, 감성적인 음악을 함께 했다고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오글거린다'라는 표현이 얼마나 많은 감성을 사라지게 했는지 아냐는 말을 꽤 오래전부터 해왔는데요. 이 말에 동의하면서도, 정작 저 역시도 예전엔 그런 '감성적인 것'들을 오글거린다고 생각했어요. 학습이 되어서인지 스스로도 이야기나 감정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일은 최대한 참으려 하고, SNS에선 그럴 듯해 보이는 순간들만 올리려 노력했던 것도 같고요.. 감정을 설명하는 게 ‘힙’해보이지 않다고 느꼈으니까요.
말을 지우고 지우다 결국 하고 싶은 말 대신 대충 단어만 툭, 던져 좋을 대로 해석하라는 무책임한 태도로 글을 쓰고,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잣대를 신경써 좋은 것은 과하게 표현하지 않으려 애쓰고, 싫은 건 무던히 넘기려고 했던 것들은 생각해보면 진짜 내 감정과는 상관없는 것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자극적인 것들로 도배된 SNS와 인터넷을 볼 때면 "세상은 왜 이렇게 화가 나 있을까, 왜 사람들은 서로에게 친절하지 않을까" "‘세상은", "사람들은" 그렇게 나는 아니라는 듯 이야기했지만 어쩌면 그 안에서 변하고 있었던 건 스스로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동안 뜯어 놓고 방치한 과자처럼 메마르고 퍼석해진 건 내가 아닐까 하고요. 또 어쩌면 모두가 그런 잣대 때문에 자신의 진짜 마음을 숨긴 채 가볍고, 자극적이고, 쉬운 것들만 올리다보니 세상엔 불친절하고 피상적인 혐오들만 넘쳐나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는 진짜 나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뜬금없게도, 릴스를 넘기다 발견한 72시간 소개팅이라는 영상의 짧은 클립을 보고서였는데요. 처음 보는 사람과 72시간을 지내는 기획의 콘텐츠에서 영상 속의 남녀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꺼내는 것을 보며 그게 문득 새삼스러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어떤 말이나 글이든 뱉는 순간 이에 대한 반응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 되니, 가장 쉬운 방법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진심을 꺼내놓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용기가 있다는 것의 반증이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어요. 누군가에게 '오글거린다'는 이야기를 들을 각오를 하고 내뱉는 것처럼요.
그러면서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전하고 싶은 감정은 전할 수 있고,
잃어버렸다고 생각할지언정 간혹 반짝이는 낭만에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삶.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요즘입니다.